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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벌의 목적 형벌의 목적에 대해 크게 응보형주의와 목적형주의가 구별되며, 목적형주의는 일반예방과 특별예방으로 구별된다. 경우에 따라 형벌의 목적을 응보, 일반예방, 특별예방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1)응보형주의는 형벌의 본질이 범죄에 대한 정당한 응보라고 이해하는 사상이다. 이는 고전학파의 사상으로서, 형벌의 목적을 응보로만 보는 절대주의적 입장과 형벌의 범죄억지목적을 상대적으로 더 강조한 상대주의적 입장으로 구분된다. 절대적 응보형주의의 경우, 1) 형벌을 범죄에 대한 응보로서의 해악으로, 2) 형벌은 범죄를 범한 것에 대해 당연히 과하여지는 것으로 본다. 이는 형벌에 있어서 범죄자에 대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책임주의, 개인주의에 속한다. (2)목적형주의는 형벌 자체를 목적으로 보지 않고, 형벌을 장래.. 2017. 5. 22.
사르트르의 앙가주망과 막스 베버의 지식인론 1. 사르트르의 지식인론 '앙가주망' 앙가주망은 작가와 예술가를 비롯하여 지식인 전반에 의해 수행되는 사회적 실천, 즉 사회참여를 뜻한다. 대표적 사례로는 프랑스의 작가 에밀졸라가 드레퓌스 사건 시 ‘나는 고발한다.(J’accuse)’라는 제목의 글을 잡지에 기고한 것이다. 본래 그는 『목로주점』등의 작품을 통해 혁명 직후 노동자들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해온 작가였으며, 당시 프랑스 군부가 반유대주의정서를 이용하여 유대인 장교인 드레퓌스에게 스파이 혐의를 뒤집어씌우자, 사건의 부당함을 알리고 프랑스 군부를 고발하는 데 힘썼다. 그로 인해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간첩으로 간주되어 종신형을 받았던 드레퓌스는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에밀 졸라의 고발 직후, 당대 저명한 문인, 학자, 예술가들은 「지식인의 선언.. 2017. 5. 22.
왕도정치(王道政治)와 패도정치(覇道政治) 왕도정치와 패도정치는 제왕이 나라를 통치하던 왕조시대(王朝時代)의 두 정치사상이다. 공자와 그 제자인 유가(儒家)가 왕도정치를 이상적 정치 모델로 삼았다면, 법가(法家)와 최고 권력자 계층은 패도정치를 지지하였다. (1) 왕도정치 맹자에 따르면 왕도정치는 인(仁 : 사랑)과 의(義 : 올바름)를 통해 백성을 교화하고 천하를 다스리는 정치이다. 패도정치는 천하를 장악하기 위해 권세와 무력을 사용하나, 맹자의 관점에서는 인정(仁政)이야말로, 그러한 권세와 무력에 비교되지 않는 강력한 힘이었다. “천하에 올바른 도(道)가 행해지면 덕(德)이 없는 사람이 덕(德) 있는 사람을 섬기고, 현명하지 않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을 섬긴다. 반면 천하에 올바른 도(道)가 행해지지 않으면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섬기고, 약한.. 2017. 5. 22.
인권과 주권: 로크, 칸트, 하버마스 오늘날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권에 관한 여러 국제조약들이 체결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은 인권문제가 더 이상 특정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인식의 확산을 반영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국제사회가 특정 국가의 인권침해 상황에 개입할 때, 그리고 특히 이 개입이 무력을 동반할 때, 국가주권과 인권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게 된다. 인권과 주권의 관계에 대해서는 철학자들 역시 다양한 견해를 제시한다. 로크의 경우 소유권을 강조하는 개인주의를 통해 국가주권에 대한 인권의 우위를 강조하였으며, 칸트는 인권이 국가에 의해 더 완전히 구현될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하버마스의 경우 현대의 국내외 국가주권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세계 시민적 권리로서의 인권을 강조하였다. (1) 로.. 2017. 5. 22.
야스퍼스- 후손들은 국가 범죄에 집단 책임이 있을까? 2차 세계 대전의 전범국이었던 독일과 일본. 그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후손들이 조상들의 국가 잘못에 책임을 질 필요가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 총리들의 야스쿠니 신사 방문 때마다 논란이 일어나는데, 문제의 핵심에는 바로 이 물음이 숨어 있다. 과연 국가 범죄 이후에 태어난 후손들은 그 문제에 대한 책임을 가지지 않는가? 가진다면 얼만큼, 어떤 의미에서 가지는가? 우리나라 사람들 중 일부는 일본을 비난하기 위해 독일을 모범적 사례로 제시하곤 하는데, 사실 독일이나 프랑스와 같은 유럽 선진국들도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건 아니다. 그 나라들도 식민지 지배 이력이 있고, 그 사실을 좀처럼 공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편이며, 하더라도 사과로 이어지거나 실제적인 보상으로 이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독일 철학자 .. 2017. 5. 22.
한나 아렌트 - ‘공적 행복(the public happiness)’ ‘공적 행복’은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혁명론』 제3장 ‘행복의 추구’에서 미국 혁명기 당시 미국인들의 정치활동 경험을 설명하면서 강조한 용어이다. 간단히 말해 이는 정치적 자유를 실천함으로써 개인이 누리는 행복감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행복은 개인의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느낌을 지칭한다. 특히 원자론적 개인주의가 심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대중들의 행복론이 유행이다. 그러나 ‘나’의 주관적 기호와 만족의 준거는 개인의 일생에서 매순간 달라지므로 이러한 행복론은 사실 많은 것은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가령 영어 단어 happy의 어원에 ‘hap(운)’이 내포되어 있듯이, 대부분의 통속적 견해에서 행복은 외부에서 뜻밖에 주어지는 것에 대한 수동적 수용을 뜻할 뿐이다. 따라서 많.. 2017. 5. 22.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의 ‘도시에 대한 권리’ 도시에 대한 권리’는 20세기 프랑스 철학자이자 도시학자인 앙리 르페브르의 개념이다. 철학자로서 그는 본래 변증법적 유물론을 지지하여 헤겔과 마르크스에 관심을 가졌으며, 나치 치하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는 등 실천적 지식인의 면모 또한 가졌다. 그는 장년기까지는 주로 농촌 문제 및 일상성 비판에 착수했으며, 노년에 도시 연구에 몰두하여 60년대 도시문제에 관한 많은 저작들을 남겼다. ‘도시에 관한 권리’는 그 저작들 중 하나이며, 책 제목 자체가 프랑스 68혁명 당시 하나의 시위 구호로서 사용될 만큼 당대 도시 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60년대 프랑스는 농촌 주민들과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대도시로 몰려드는 급격한 도시화를 겪었다. 이는 주택 부족 문제를 야기했을 뿐만.. 2017. 5. 22.
소설 습작. ASMR 아르바이트. 이미도. 이강석 ASMR 아르바이트. 이미도. 이강석 '하필 지금이라니.' 중학교 2학년 때였나, 사춘기가 한창 시작할 시점부터 그를 괴롭혀온 불안 증세가 때를 찾았는지, 강석은 식은땀을 흘리며 어쩔 줄 몰라했다. 혼자 생각하기에는 남들이 공황장애라 부르는 증상인가 싶기도 하였지만, 늘 병원을 멀리하던 터에 정신과 진료라면 더더욱 기피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티를 내지 않으려 해도 미도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괜찮으세요?" "아, 예... 별 일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요." 괜히 약한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강석이 퉁명스럽게 답한다. "내일 해 뜨기전 일어나야 하니 쪽잠이라도 자둬요."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어느덧 밤은 깊어갔다. 창 밖으로는 얇은 초승달이 은은하게 빛을 내고 있었고, 이따금 엷은 구름.. 2017. 5. 17.
'루비콘 강을 건너다'라는 말의 뜻 - 루비콘 강과 로마 공화정의 종말 카이사르가 출생한 시기는 귀족과 민중이 농지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던 때였습니다. 당시 귀족들은 로마 공화정의 최고 권력 기관인 원로원과 집정관을 장악하고 대농장을 운영했고, 이 과정에서 평민과 귀족 간의 빈부격차가 확대되었던 것이죠. 결국 로마 내전이라 불리는 긴 싸움이 마리우스가 이끌던 민중파와 술라의 귀족파 사이에서 벌어지게 됩니다. 카이사르의 집안은 당시 민중파 지도층으로 분류되었는데, 내전이 귀족파의 승리로 끝나버리죠. 그래서 카이사르는 처음에는 출세에 지장을 겪게 됩니다. 다만 나름의 수완과 노력으로 관직에 진출하고 승진도 하며 난관을 극복해 나가지요. 히스파니아(현 스페인) 총독이었던 때, 그는 집정관 자리를 노리고 당시 군대의 최고 지휘자인 폼페이우스와 재계를 주름잡던 크라수스에게 도.. 2017. 3. 2.
채근담의 격언 『채근담』, 홍자성(홍쯔청), 북타임. 저자는 명나라(16세기)의 학자 홍쯔청, 홍자성이다. 옛날 우리의 서당에서 ‘명심보감’ 등과 함께 교육되었던 격언집으로, 그 내용은 주로 처세에 관한 것이지만, 자연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에 관한 주제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채근담’이라는 제목은 송나라 때 어느 학자가 '사람이 딱딱하고 질긴 야채 뿌리를 씹듯 힘든 역경을 견디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한 것에서 유래했다 한다. 제목이 암시하듯, 본문의 여러 글들을 보면 대체로 정직, 검소, 마음의 여유, 겸손 등의 덕목들이 강조되는 편이다. 이런 주제들이 그 자체로 나쁠 거야 없지만, 개인적으로 읽는 데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한다. 흔한 자기계발서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좀 더 내 눈길을 끈 것은 다음.. 2017.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