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버블(filter bubble)이라는 단어의 생김새가 조금 낯선데,
간단히 말하면 '정보 편식'의 문제점을 말합니다.
쉬운 예로, 유튜브 영상이나 구글 광고 정보 등은 '맞춤형'이잖아요.
해당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용자의 선호도와 취향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여
이용자들에게 각기 다른 정보들을 돌리는데,
이러면 이용자들은 별다른 자료 조사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그저 알고리즘에 따라 노출되는 정보만 보게 된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생각해보면 조금 우습고 이상하죠.
지식정보가 넘쳐나 '정보의 홍수'라 불리는 시대인데,
사람들의 지식 정보 이용은 일종의 영양 불균형 상태이니 말이에요.
물질적 풍요와 비교가 되는 것 같죠.
정보의 풍요는 보통 '3차 산업혁명'(제레미 리프킨의 저서명이자 용어죠)이라 불리는 인터넷 혁명으로 가능해진 것인데,
그 전에 다들 아시다시피 1, 2차 산업혁명이 있었죠.
우리나라도 60년대 산업화 시대를 통해 경험했습니다만,
이건 지식 정보 이전에,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습니다.
물질적 풍요는 너무 많은 양분을 섭취해서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의 성인병 같은 문제를 일으켰죠.
선진국들의 케이스를 보면 알 듯, 빈곤층들이라고 못먹고 굶어서 문제인 건 아닙니다.
현대인은 페스트푸드, 피자 가게, 배달 치킨, 족발 보쌈 등 뭐든 닥치는 대로 먹으니 문제죠.
그런데 지식의 넘쳐나는 사회에서는 '편식'이 문제가 된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이 정보 편식의 문제는 최근 2020년 이후 코로나 19 시대에 더 심각해졌는데요.
바깥 활동이 줄어든 만큼, 온라인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탓이죠
기업은 재택근무를 늘리고,
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늘리는데,
그 과정에서 특히 초등학교 어린이들, 청소년들의 온라인 중독 문제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어린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은 그야말로 유튜브와의 전쟁을 벌이는 중인데요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 보조 자료로 유튜브 영상 링크를 활용하다보니
학생들이 유튜브에 접속한 뒤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유튜브에서는 애초에 맞춤형 정보가 송출되는 데다가
또 비슷한 성향을 가진 또래 친구들이 영상을 '공유'하기도 하죠.
그러다 보면 비슷한 것만 계속 보게 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맞춤형 정보라는 게 편한 면도 있지만,
결국은 이용자들은 점차 자기만의 울타리에 가두고 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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