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7 제주 방언이 군사 암호로 쓰인 사연 -한국전쟁과 2차 세계대전 우리나라가 땅이 좁아도 산악 지형 탓인지 지역 간 방언 차이가 크죠. 그런데 아예 육지와 떨어져 있는 제주도 방언은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그냥 조금 알아듣기 어려운 사투리 정도가 아니라 외국어나 다를 바가 없는데요. 6.25 전쟁의 도솔산 전투에서는 바로 이 심각한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일이 일어났죠. 바로 제주도 방언을 군사 작전 암호로 도입한 것으로 당시 대대장이던 공정식 전 해병대 사령관의 아이디어라 합니다. 무전기를 적에게 빼앗기는 상황에서 연대 전체의 통신기를 죄다 교체할 수는 없으니 사실상 통신이 두절되게 되는데, 마침 평소 태평양전쟁사를 공부해둔 사령관에게 인디언 ‘나바호(Navajo)’ 족 언어가 미군 군사 작전에 도입되었다는 사실이 떠오른 것이죠. 결국 병력 이동, 부상병 발생, 포대 .. 2021. 5. 27.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의 기원- 새뮤얼 스마일즈 <자조론(Self-help)>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매우 친숙한 격언이지만, 우리나라 전통 속담 같지는 않다. 이 말의 출처는 뭘까? 답은 새뮤얼 스마일즈(1812~1904)라는 영국 작가다.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본래 의학을 공부했지만, 요즘으로 하면 '자기계발서'와 그에 관한 '강연'들로 더 유명해진 인물이다. 유명한 격언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은 그의 책 (Self-helf, 1859)의 첫 구절이다.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책은 잘 모르고 학교 수업이나 교회 설교 등을 통해 저 격언만 아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은 1859년 초판 출판 이후 당시 영국에서 꽤 인기가 많았던 베스트 셀러였다. 1859년이라.. 2021. 5. 27. 필터버블(filter bubble) 현상 - 정보편식의 문제점 필터버블(filter bubble)이라는 단어의 생김새가 조금 낯선데, 간단히 말하면 '정보 편식'의 문제점을 말합니다. 쉬운 예로, 유튜브 영상이나 구글 광고 정보 등은 '맞춤형'이잖아요. 해당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용자의 선호도와 취향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여 이용자들에게 각기 다른 정보들을 돌리는데, 이러면 이용자들은 별다른 자료 조사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그저 알고리즘에 따라 노출되는 정보만 보게 된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생각해보면 조금 우습고 이상하죠. 지식정보가 넘쳐나 '정보의 홍수'라 불리는 시대인데, 사람들의 지식 정보 이용은 일종의 영양 불균형 상태이니 말이에요. 물질적 풍요와 비교가 되는 것 같죠. 정보의 풍요는 보통 '3차 산업혁명'(제레미 리프킨의 저서명.. 2021. 5. 26. 형벌의 목적 형벌의 목적에 대해 크게 응보형주의와 목적형주의가 구별되며, 목적형주의는 일반예방과 특별예방으로 구별된다. 경우에 따라 형벌의 목적을 응보, 일반예방, 특별예방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1)응보형주의는 형벌의 본질이 범죄에 대한 정당한 응보라고 이해하는 사상이다. 이는 고전학파의 사상으로서, 형벌의 목적을 응보로만 보는 절대주의적 입장과 형벌의 범죄억지목적을 상대적으로 더 강조한 상대주의적 입장으로 구분된다. 절대적 응보형주의의 경우, 1) 형벌을 범죄에 대한 응보로서의 해악으로, 2) 형벌은 범죄를 범한 것에 대해 당연히 과하여지는 것으로 본다. 이는 형벌에 있어서 범죄자에 대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책임주의, 개인주의에 속한다. (2)목적형주의는 형벌 자체를 목적으로 보지 않고, 형벌을 장래.. 2017. 5. 22. 한나 아렌트 - ‘공적 행복(the public happiness)’ ‘공적 행복’은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혁명론』 제3장 ‘행복의 추구’에서 미국 혁명기 당시 미국인들의 정치활동 경험을 설명하면서 강조한 용어이다. 간단히 말해 이는 정치적 자유를 실천함으로써 개인이 누리는 행복감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행복은 개인의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느낌을 지칭한다. 특히 원자론적 개인주의가 심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대중들의 행복론이 유행이다. 그러나 ‘나’의 주관적 기호와 만족의 준거는 개인의 일생에서 매순간 달라지므로 이러한 행복론은 사실 많은 것은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가령 영어 단어 happy의 어원에 ‘hap(운)’이 내포되어 있듯이, 대부분의 통속적 견해에서 행복은 외부에서 뜻밖에 주어지는 것에 대한 수동적 수용을 뜻할 뿐이다. 따라서 많.. 2017. 5. 22.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의 ‘도시에 대한 권리’ 도시에 대한 권리’는 20세기 프랑스 철학자이자 도시학자인 앙리 르페브르의 개념이다. 철학자로서 그는 본래 변증법적 유물론을 지지하여 헤겔과 마르크스에 관심을 가졌으며, 나치 치하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는 등 실천적 지식인의 면모 또한 가졌다. 그는 장년기까지는 주로 농촌 문제 및 일상성 비판에 착수했으며, 노년에 도시 연구에 몰두하여 60년대 도시문제에 관한 많은 저작들을 남겼다. ‘도시에 관한 권리’는 그 저작들 중 하나이며, 책 제목 자체가 프랑스 68혁명 당시 하나의 시위 구호로서 사용될 만큼 당대 도시 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60년대 프랑스는 농촌 주민들과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대도시로 몰려드는 급격한 도시화를 겪었다. 이는 주택 부족 문제를 야기했을 뿐만.. 2017. 5. 22. '루비콘 강을 건너다'라는 말의 뜻 - 루비콘 강과 로마 공화정의 종말 카이사르가 출생한 시기는 귀족과 민중이 농지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던 때였습니다. 당시 귀족들은 로마 공화정의 최고 권력 기관인 원로원과 집정관을 장악하고 대농장을 운영했고, 이 과정에서 평민과 귀족 간의 빈부격차가 확대되었던 것이죠. 결국 로마 내전이라 불리는 긴 싸움이 마리우스가 이끌던 민중파와 술라의 귀족파 사이에서 벌어지게 됩니다. 카이사르의 집안은 당시 민중파 지도층으로 분류되었는데, 내전이 귀족파의 승리로 끝나버리죠. 그래서 카이사르는 처음에는 출세에 지장을 겪게 됩니다. 다만 나름의 수완과 노력으로 관직에 진출하고 승진도 하며 난관을 극복해 나가지요. 히스파니아(현 스페인) 총독이었던 때, 그는 집정관 자리를 노리고 당시 군대의 최고 지휘자인 폼페이우스와 재계를 주름잡던 크라수스에게 도.. 2017. 3.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