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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배경지식

사르트르의 앙가주망과 막스 베버의 지식인론

by lefeu 2017. 5. 22.

1. 사르트르의 지식인론 '앙가주망'


 앙가주망은 작가와 예술가를 비롯하여 지식인 전반에 의해 수행되는 사회적 실천, 즉 사회참여를 뜻한다. 대표적 사례로는 프랑스의 작가 에밀졸라가 드레퓌스 사건 시 나는 고발한다.(J’accuse)’라는 제목의 글을 잡지에 기고한 것이다. 본래 그는 목로주점등의 작품을 통해 혁명 직후 노동자들의 참혹한 현실을 고발해온 작가였으며, 당시 프랑스 군부가 반유대주의정서를 이용하여 유대인 장교인 드레퓌스에게 스파이 혐의를 뒤집어씌우자, 사건의 부당함을 알리고 프랑스 군부를 고발하는 데 힘썼다. 그로 인해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간첩으로 간주되어 종신형을 받았던 드레퓌스는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에밀 졸라의 고발 직후, 당대 저명한 문인, 학자, 예술가들은 지식인의 선언(Manifeste des intellectuels)이라는 선언을 발표하게 된다. ‘지식인(intellectuels)’이라는 단어는 바로 이 드레퓌스 사건 당시 현실의 부당함을 고발하려 애썼던 문인, 예술가, 법률가, 교수, 과학자 집단을 지칭했던 역사적이고 특수한 어휘로 시작하였으며, 그로부터 진리, 정의, 인권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교육받은 이들을 지칭하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면, ‘지식인의 범주를 정하는 기준은 단순히 지적 능력에 있지 않다. 그 때문에 학자에 따라서는 순수 과학 및 철학에만 종사한 인물들을 지식인으로 분류하기 어렵다고 보기도 한다. 이러한 지식인들의 사회참여를 앙가주망이라는 용어로 정치화한 인물이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이다. 사르트르의 이러한 현실 참여적 지식인론은 한국전쟁 직후 김수영으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의 참여문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 막스 베버의 지식인론


 막스 베버는 자신의 저서 직업으로서의 학문에서 사르트르의 지식인론인 '앙가주망'과는 구별되는 이론을 전개한다. 그는 자신의 시대는 플라톤과 르네상스시기의 지식인론이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고 보았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는 학문이 인간과 우주의 본질을 인식하여 삶의 실천적 가치까지 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르네상스 지식인들은 학문이 진정한 예술, 자연에 도달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베버는 오늘날에는 세계의 본질, 절대선, 의미 등의 존재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보았으며, 학문이 이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으리라는 점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에 따르면 학문은 전문 영역에 따라 점점 더 세분화되어 가고 있으며, 합리화되어가는 시대상에 맞게 탈주술화를 겪고 있다. 따라서 그는 전문적으로 행해지는 직업으로서만 학문의 의미가 있다고 보고, 지식인은 단지 자기 분야의 객관적 지식을 전달하여 다른 이들의 가치판단에 도움을 주는 데 그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베버는 젊은이들에 대한 가치론적 조언, 정치적이고 당파적인 투쟁에의 개입 역시 학문의 본래적인 직업적 소명으로부터 분리시킨다. 그에 따르면 학자에게 그러한 일들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일들을 할 때 그는 학자의 신분으로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식인의 정치적 사회적 참여는 다소 소극적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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